본문 바로가기

구슬이 서말이라도

필리핀에서 어학원 사업 전망

필리핀에서 어학원 사업은 이미 6~7년 전부터 레드오션이 된지 오래 되었습니다.
매년 폐업하는 어학원들이 많다 못해 몇년전까지 대부분 폐업하여 이제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만 남은 상황입니다.
2000년대초 달러당 900원대 시절 원화환율이 아주 좋을때 어학원 간판만 걸어 놓으면 순식간에 학생들이 채워지던 호황기가 있었습니다.
그 시절에 마닐라는 합숙형 어학원이 아닌 단과형 수업만 하는 소규모 어학원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던 탓에 주변의 하숙집이나 홈스테이도 덩달아 호황을 누렸습니다.

어학원 식사시간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원화대 페소 환율이 30이상(현재 24)을 하면서 이때 어학원들이 첫번째 위기를 맞았습니다.
어학원은 수업료를 원화로 받아서 현지에서 투자나 소비를 해야 하는 사업이라 원화가지가 떨어지면 페소로 전환된 수입이 그만큼 적어져서 가만히 앉아 마이너스가 됩니다.
그래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고환율을 견디다 못해 어학원의 절반 가까이가 폐업을 맞았습니다.

이어서 2009년 환율이 회복되다 싶으니까 다시 신종플루가 번지면서 어학원이 두번째 위기를 맞았습니다.
필리핀 마닐라나 유명 관관지는 중국인의 유입이 많았기에 집단수업을 하는 어학원의 타격은 말할 것도 없어서 이때 학생들이 절반이상 빠져 나갔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그나마 버티던 어학원들이 거의 문을 닫고 철수했습니다.

어학원 교실


이후로도 메르스나 세월호 사건 등의 굵직한 악재가 있을때마다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곳이 어학원이었습니다.

신종플루가 터지던 2009년에 일로일로 지역에서 중견어학원 3개업체가 폐업을 했고, 여기에 모어학원 학생 세명이 보라카이 관광을 갔다가 해양스포츠를 즐기던 중 높은 파도에 휩쓸려 두명이 사망하고, 한명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었습니다.

그 사건이 일어나고 학생의 소개를 담당했던 대부분의 한국 유학원에서 일로일로 어학원을 기피했고, 많을 때는 삼천명에 달했던 일로일로 어학원의 전체 학생수는 일천명대로 줄어들었습니다.

어학원 학생들


그리고,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어학연수가 필요한 학생들은 학교를 휴학하고 오는 빈도가 적어졌습니다.
많은 대학의 국제교류부서에서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어서 학기중에 대학에서 단체로 어학연수 코스를 마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제 필리핀에서 영세한 어학원은 살아남기가 많이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대규모의 어학원은 필리핀내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어서 한국내 대학교와 연계하여 연수과정을 진행하기 때문에 운영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필리핀 어학원


그리고 2010년 이후로는 어학원 개설허가도 매우 절차나 조건이 까다로워져서 TESDA의 인증을 받지 못하면 어학원을 개설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TESDA 인증이 무조건 신청만 한다고 허가가 떨어지는게 아니라서 준비기간도 몇개월이 소요되고, 신청중인 상태로 어학원 영업은 가능하지만 최종 허가가 떨어질때까지 몇개월이 더 소요됩니다. 

한가지 더 변화된 분위기는 필리핀 이외에도 어학연수를 위한 다른 영어권 국가의 문턱이 낮아진 이유도 있습니다.
불과 10년전에는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의 국게에서 어학연수는 필리핀과 비교했을때 소요되는 비용의 차이가 많이 났고, 미국, 영국 어학연수는 준비하는 과정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과거보다 수월하게 갈 수 있고, 우리나라 학생들의 기본 영어실력 또한 과거보다 많이 나아져서, 굳이 필리핀을 연계하는 어학연수를 하지 않고 , 영어의 본고장으로 직접 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여러 상황들을 종합할 때 이제 필리핀에서 어학원이 앞으로 발전할 호재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위 상황에도 어학원 창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새로 어학원을 창업하는 쪽보다 기존의 어학원을 인수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이때 주의사항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습니다.

1. TESDA 인증 여부
2. 법인인 경우 60%필리핀인 지분의 안전
3. 법적신고 누락과 세금납부 확인
4. 부동산 계약서 확인
5. 기존 직원들의 문제점 점검(노조결성 등)

만약 50~100여명 규모의 학생을 받을 수 있는 어학원 창업을 시도하려면, 위에 설명한대로 준비기간이 6개월이상 소요된다고 판단하고, 여기에 발생하는 시행착오 및 체류비와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기존 어학원의 인수가 바람직합니다.

결론적으로 앞으로 필리핀에서 어학원 사업은 별로 추천할만한 사업이 아니라 말씀드립니다.